2400억 쏟아부었는데…’역대 최악’ 평까지 받으며 위기 맞은 작품의 정체 (’디거’)
톰 크루즈 야심작 어쩌나…제작비 2400억 '디거', 역대급 흥행 참패 위기



(MHN 김해슬 기자) 톰 크루즈가 주연과 제작을 맡아 기대를 모았던 영화 '디거'가 국내외에서 좀처럼 흥행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국내 누적 관객 수는 약 7만 명에 머물렀고, 북미에서도 개봉 초반부터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반면 영화를 관람한 일부 관객들은 톰 크루즈의 파격적인 연기와 작품의 예술성을 높이 평가하면서 흥행 성적과 관객 반응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지난 3일 국내 개봉한 '디거'는 개봉 이후 박스오피스 순위권에서 밀려나는 등 고전하고 있다. 개봉 전부터 할리우드 대표 흥행 배우 톰 크루즈와 아카데미 수상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의 만남으로 주목받았지만, 극장가에서 기대만큼의 관객을 끌어모으지는 못했다. 실제로 국내 개봉 10일째인 12일 누적 관객 수는 약 7만명으로 집계됐다.
▲ 2400억 원대 제작비의 굴욕…톰 크루즈 '디거', 흥행 실패 가능성
해외 성적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디거'는 북미 개봉 첫 주말 3321개 극장에서 약 800만 달러(한화 약 106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 제작비는 약 1억6000만~1억8000만 달러(한화 약 2138~2405억 원)로 추산된다. 여기에 마케팅 비용까지 고려하면 손실 규모가 상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등 역대 최악의 흥행 실패작 중 하나로 기록될 가능성이 거론됐다.
이 같은 흥행 부진에 톰 크루즈 역시 큰 충격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인터치 등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톰 크루즈가 영화의 흥행 성적을 확인한 뒤 크게 낙담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그는 흥행 성적을 보고 완전히 충격을 받았다"며 "톰은 '디거'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사람들이 이 영화를 좋아할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었다"고 밝혔다.
톰 크루즈는 이번 작품에서 주연을 맡았을 뿐 아니라 제작에도 직접 참여했다. 기존의 액션 히어로 이미지를 벗고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한 만큼 작품에 대한 기대와 애착도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흥행 성적과 별개로 작품을 관람한 일부 관객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톰 크루즈의 정점을 보는 것 같다", "이게 예술이지" 등의 반응과 함께 배우의 연기 변신과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히 작품의 주요 장면과 대사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이어지면서, 단순한 흥행 성적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영화라는 의견도 나온다.
▲ "빙하가 떨어져 나갔다고? 그래서 뭐?"…'디거'가 보여준 권력의 민낯
'디거'는 괴짜 석유 재벌 디거 록웰이 소유한 그린란드 빙하 시추 시설에서 발생한 작은 균열이 전 세계를 위협하는 대재앙으로 번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블랙 코미디다. 무분별한 시추 작업으로 생태 위기를 초래한 디거는 재난이 현실로 다가온 뒤에도 자신의 이익과 권력을 지키려 한다. 영화는 이 과정을 통해 자본의 탐욕과 권력자의 무책임, 기후 위기를 둘러싼 사회의 모순을 풍자한다.
관객들의 눈길을 끈 장면 중 하나는 빙하의 이상 징후를 보고받은 디거가 현장 대원 샌디의 경고를 무시하는 대목이다. 샌디는 빙하의 미세한 균열이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알리지만, 디거는 "내 물건보다 고작 10배 큰 것 때문에 10억 달러짜리 시추 시설을 폐쇄할까?"라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인다. 이어 "네놈이 입은 고급 구스 패딩도 월급도 내가 대는데 거길 폐쇄하겠다고?"라고 쏘아붙인다.
위험을 알리는 목소리보다 투자금과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는 디거의 태도는 권력과 자본이 가진 오만을 드러낸다. 재앙의 조짐을 목격하고도 이를 외면하는 인물의 모습은 우스꽝스럽지만, 동시에 위기의 심각성을 외면하는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로 읽힌다.
대통령과 고위 인사들이 모인 비공개 대책 회의 장면 역시 작품의 블랙 코미디적 색채를 보여준다. 인류의 생존이 걸린 재난 앞에서 이들은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기보다 잠수함과 미사일을 동원하자는 식의 대책을 내놓는다. 디거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온라인에서 특정 단어를 차단하고 사태를 은폐하자는 제안까지 한다. 대통령마저 "빙하가 떨어져 나갔다고? 그래서 뭐?"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권력층의 민낯이 드러난다.
▲ 톰 크루즈, 10분 롱테이크 연설로 정점 찍었다…'디거' 최고의 명장면
무엇보다 화제를 모은 장면은 약 10분간 이어지는 디거의 롱테이크 연설이다. 대재앙을 앞두고 분노한 대중과 마주한 그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며 "우리는 왜 시추를 멈추지 않는가? 가장 간단한 대답은 바로 여러분이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라고 외친다. 기후 위기를 우려하면서도 저렴한 자동차 연료와 난방, 에어컨 등 석유에 의존하는 편리함을 포기하지 못하는 소비사회의 모순을 꼬집는 대목이다.
디거는 "여러분이 원하니 나는 공급할 뿐"이라는 논리로 자신의 책임을 대중에게 돌린다. 기업과 권력자의 탐욕을 비판하는 동시에 편리한 생활을 유지하려는 사회 구성원 역시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질문을 던지는 셈이다. 톰 크루즈는 이 장면에서 인물의 오만과 자기합리화를 폭발적인 연기로 표현하며 기존 작품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다른 면모를 드러낸다.
결국 '디거'는 흥행 성적만 놓고 보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작품을 향한 관객들의 평가는 한 방향으로만 모이지 않고 있다. 상업적 성과와 작품성에 대한 논의가 엇갈리는 가운데, 톰 크루즈의 과감한 연기 변신과 영화가 던지는 기후 위기·자본주의 풍자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에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디거'는 현재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추천 뉴스
* 본 기사는 MHN Sports로부터 제공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