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기생충’ 탄생할까…개봉 직후 관객 극찬 쏟아지며 입소문 타고 있는 영화 (’경주기행’)
영화 '경주기행' 개봉 직후 관객 극찬 쏟아지며 순항


(MHN 정효경 기자) 영화 '경주기행'이 개봉 직후부터 관객들의 호평을 끌어내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6일 개봉한 '경주기행'은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막내딸 경주를 위해 8년의 기다림 끝에 '죽이는' 여행을 떠나는 네 모녀의 가족 복수극이다. 영화 '갈매기'로 국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김미조 감독의 첫 상업영화다.
개봉 전부터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경주기행'은 개봉 일주일 전인 지난달 18일 한국영화 예매율 1위에 올랐고 개봉 예정작 가운데서도 전체 예매율 정상을 차지했다.
개봉 이후에도 흐름이 이어지면서 '경주기행'은 5일 연속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6일 연속 정상을 지켰다. 2일 기준 실관람객 평정은 9.03점(10점 만점)으로, 누적 관객수는 22만 명을 기록했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떠올렸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한 관객은 "기생충 느낌도 난다. 재밌다가 슬펐다가 무서웠다가 한다"고 평가했고 또 다른 관객은 "한 장면도 버릴 게 없는 영화"라고 호평했다. "기승전결이 완벽하다. 인생영화다", "가족이 생각나는 영화다. 배우들이 연기를 너무 잘한다", "정말 많이 울고 나왔다. 감동 그 자체" 등 가족 서사와 장르적 변주에 대한 반응도 이어졌다.
'경주기행'의 중심에는 이정은, 공효진, 박소담, 이연이 연기한 네 모녀가 있다.
이정은은 막내딸을 잃은 뒤 복수를 계획하는 엄마 옥실을 맡았다. 그는 지난달 13일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이 어머니는 사고 시점부터 가정이 붕괴됐다고 생각하고 시간이 멈췄다"며 "시간을 되돌리는 길은 복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첫째 장주를 맡은 공효진은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이런 상황이 실제라면 엄마를 말리는 게 맞나 생각했다"며 "현실적으로 이런 일을 겪은 피해자의 가족이라면 어떨지 배우들끼리 밥만 먹으면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박소담은 차가운 이성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법대 출신 둘째 영주를 연기했다. 캐릭터를 위해 짧은 헤어스타일과 안경, 재킷과 바지 등 외형적인 설정도 직접 제안했다.
특히 박소담은 '기생충'에서 기정 역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데 이어 이번 작품에서는 가족의 복수 계획에 동참하면서도 현실적인 균형을 잡는 인물을 맡아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
이연은 셋째 동주 역의 프로레슬러라는 설정에 맞춰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했다. 그는 "무수히 액션스쿨을 다녔다"며 "할 때는 아픈 줄 모르고 집에서 샤워할 때 아팠다. 그만큼 몰입해서 했다"고 강조했다.
네 모녀의 복수 대상 백상현 역에는 변요한이 나섰다. 노개런티로 참여한 변요한은 더벅머리와 수염 등 기존 이미지와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는 "네 배우의 캐스팅을 봤을 때 너무 다르지만 같은 에너지가 느껴졌다"며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유가족에게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준 인물이기 때문에 어떤 연민도 없이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공효진, 박소담, 이연이 보여주는 세 자매의 관계 역시 호평을 받았다. 평소에는 서로 다투고 머리채를 잡을 정도로 티격태격하지만 가족이 위기에 빠지는 순간에는 누구보다 빠르게 한편이 되는 모습이 현실적인 자매 관계를 완성했다.
묵직한 소재만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가족극과 복수극을 오가며 웃음과 스릴, 감동을 함께 끌어내는 예측하기 어려운 전개가 작품의 특징으로 꼽힌다.


김미조 감독은 사적 제재를 다룬 데 대해 "사람을 죽이는 일은 결코 쉬울 수 없고 가족이 함께 복수를 떠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가족 개개인의 이야기를 다루는 부분이 있다"며 "가족 상실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 그중에서도 엄마는 상실을 뚫고 어떤 선택을 하는 인물로 그려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실제 딸만 넷인 집의 막내이기도 하다. 그는 "막내는 화자의 역할을 해야 해서 극 중에서 빠지고 내가 관찰했던 엄마와 언니들의 관계에 집중했다"며 "가장 자신 있는 관계로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고 네 모녀 설정의 배경을 밝혔다.
주연뿐 아니라 김영성, 남권아, 김정영 등 조연들의 활약도 더해졌다. 김영성은 첫째 장주의 남편 석만으로 등장해 무거운 복수극 사이 웃음을 담당하고 남권아는 복수를 돕는 필례로 긴장감을 만든다. 김정영은 사라진 백상현의 행방을 쫓는 형사를 연기한다.
'경주기행'은 외화들이 극장가를 점령한 상황에서도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며 장기 흥행에 도전하고 있다. '기생충'을 떠올렸다는 관객 평가까지 등장한 가운데 가족 복수극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어디까지 관객을 끌어모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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