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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비극...연예계 '트루먼 쇼' 영향은 과연 없을까 [장기자의 삐딱선]

장민수 기자|2025-08-07 06:30

(MHN 장민수 기자) 한 남자의 삶이 낱낱이 생중계된다는 설정의 영화 '트루먼쇼'. 그저 영화적 상상력인 줄 알았으나,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잇따르는 연예계 비극을 보고 있자니, 관찰 예능이 조장한 사회적 분위기가 미친 영향은 없을까 의구심이 생긴다.

방송가에는 늘 트렌드가 존재한다. 토크쇼, 스튜디오 게임쇼, 리얼 버라이어티 등을 거쳐 최근에는 연애 프로그램과 관찰 예능이 대세다. 연애 프로그램도 사실상 관찰 예능의 범주에 속한다.

관찰 예능의 시초라면 그룹 god가 11개월 된 아기 재민이를 돌보던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god의 육아일기'(2000~2002)가 있겠다. 그리고 지금의 트렌드를 이끈 건 MBC '나 혼자 산다'(2013~)다. 스타들의 리얼한 일상을 공개하며 공감과 재미를 이끌었다. 

'나 혼자 산다'가 대박을 터뜨리자, 소재만 살짝 바꾼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은 그 수를 파악하기도 힘들 지경. 그렇게 경쟁이 심화되니 프로그램들은 점차 일상 공개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열애 중인 연예인 커플의 데이트부터 결혼식, 신혼 생활까지 보여준다. 이들 사이 태어난 2세들의 성장기와 육아 과정도 예외 없다. 심지어 최근 TV조선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에서는 가수 손담비의 출산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기도 했다. 여기에 오는 20일 첫 방송되는 tvN STORY, E채널 '내 새끼의 연애'는 연예인 2세들의 연애 과정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제는 식상해진 관찰 예능에 시청자 반응도 썩 좋지 못하다. 과거 비연예인과 다를 바 없는 리얼한 일상이 공감을 얻었지만, 지금은 그 취지가 많이 퇴색됐다. 다수 서민과는 다른 '그들만의 세상'에서 잘먹고 잘사는 모습만 보여주니, 공감은 없고 비교만 된다는 반응이다.

또한 '내 새끼의 연애' 론칭 소식에 "이제는 연예인 자식들 연애까지 봐야 하나" "누구 보라고 만드는 거냐" 등 '적당히가 없는' 관찰 예능의 진화에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이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의 팽배로 스타의 일상은 모두에게 공유 대상이 됐다. 대중은 방송 이외에도 그들이 사생활을 공유할 의사가 있다고 암묵적으로 인지하게 된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예능 출연자에게만 국한될까. 미디어로 접하는 모든 공인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좋은 것만 나눈다면 문제없겠으나, 부각되는 건 언제나 부정적 이슈다. 익숙해진 일상 공유가 사생활 간섭과 비난으로 이어지지 않을 리 없다. 그리고 그들의 한마디 한마디는 당사자들에게 견디기 힘든 부담과 스트레스로 작용할 터다.

지난 4일 배우 송영규가 세상을 떠났다. 이에 앞서 배우 김새론, 이선균, 가수 휘성 등도 스스로 생을 마감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결정적 원인이 뭔지 명확히 알 길은 없다. 다만 자신들을 향한 시선에 힘들어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잘못에 대한 죄책감이든, 미래에 대한 불안이든, 스스로를 향한 불만이든. 

연이은 비극이 관찰 예능 때문이라면 분명 비약이다. 언론과 SNS 등 각종 미디어 콘텐츠들도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폭풍을 일으키는 날갯짓 정도는 하지 않았을까. 적당한 일상 공유는 팬과 스타 사이 가교 역할을 할 테지만, 뭐든 지나치면 독이 된다. 

연애, 결혼을 넘어 출산과 2세의 연애까지. 부모는 물론 아이들이 받을 부정적 영향까지 생각해 보면 과연 현재 예능계 흐름이 옳은 방향일까.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해리슨앤컴퍼니, SBS '미운 우리 새끼', TV조선 '조선의 사랑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 tvN STORY, E채널 '내 새끼의 연애', MHN DB,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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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MHN Sports로부터 제공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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