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아들 대신 맞이한 '7세 휴머노이드'...日 거장이 파고드는 상실과 '회복' ('상자 속의 양')
(MHN 김유표 기자) '상자 속의 양'은 잃어버린 가족의 빈자리를 대신하는 존재가 등장하며 '가족'이라는 의미를 다시 묻는 감정 드라마다. 죽은 아이를 대신해 한 집에 들어온 7세 설정의 휴머노이드가 중심에 서는 이 작품은 단순한 SF 설정을 넘어 인간의 상실과 회복, 그리고 관계의 본질을 섬세하게 파고든다. 특히 시간이 흐르며 '가족이 되는 기쁨'과 동시에 '다시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교차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존재를 그려낸다는 점에서 깊은 여운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 日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포착한 '이야기'
이번 작품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어느 가족',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등으로 가족의 다양한 형태를 탐구해온 그는 이번 영화에서 한층 확장된 설정을 통해 또 다른 가족의 얼굴을 제시한다. 혈연과 기억, 그리고 감정이 뒤섞인 관계 속에서 무엇이 진짜 가족을 만드는지 질문을 던지며, 특유의 절제된 연출과 따뜻한 시선으로 관객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오는 6월 10일 한국 개봉을 앞두고 공개된 '상자 속의 양' 메인 포스터는 작품의 정서를 직관적으로 담아낸다. 어머니 '오토네' 역의 아야세 하루카, 아버지 '켄스케' 역의 다이고, 그리고 아들 '카케루' 역의 쿠와키 리무가 한 화면에 담긴 이번 포스터는 짙은 초록빛 숲을 배경으로 세 인물이 같은 곳을 바라보는 구도를 취하고 있다. "7세, 휴머노이드, 새로운 가족의 이야기"라는 문구는 이들이 만들어갈 관계의 성격을 함축적으로 드러내며,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앞서 공개된 티저 포스터가 휴머노이드 '카케루'의 존재 자체에 집중했다면, 이번 메인 포스터는 세 사람이 '가족'으로 함께 서 있는 모습을 처음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단순히 이야기를 설명하는 수준을 넘어, 감독이 이번 작품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주제가 ‘관계’에 있음을 암시한다.
▲ 죽은 아들, 7세 휴머노이드 로봇...다가올 미래 연상하게 하는 장치
함께 공개된 메인 예고편 역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아이를 잃은 부부 앞에 죽은 아들과 닮은 존재가 나타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는, 초반에는 평온하고 따뜻한 분위기로 전개된다. 다시 아이를 돌보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상 속에서, 부부는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은 듯한 위안을 느낀다. "우리는 다시 부모가 되었다",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가족의 시간"이라는 문장은 이들이 느끼는 감정의 변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야기의 결은 점점 달라진다. "닮은 얼굴, 닮은 목소리"라는 표현 뒤에 감춰진 이질감은 서서히 균열로 번지고, 가족 안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긴장감이 스며든다. 인간이 아닌 존재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묘한 감정, 그리고 믿음과 의심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물들의 심리가 촘촘하게 그려지며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특히 이 영화는 단순히 '대체 가능한 존재'라는 설정에 머무르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이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방식, 그리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책임과 불안을 정면으로 다룬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사랑이 조건 없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관객에게 깊은 사유를 요구한다.
▲ 가장 일상적인 소재로 깊이 있는 연출 시도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특유의 연출 역시 기대 포인트다. 그는 언제나 거창한 사건보다 일상의 작은 순간들, 그리고 인물의 감정 변화에 집중해왔다. 이번 작품에서도 과장된 장치 대신 인물들의 시선과 침묵, 그리고 미묘한 공기의 변화를 통해 이야기를 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휴머노이드라는 설정조차 낯설기보다는 현실적인 고민으로 다가오게 만드는 힘이 바로 그의 장기다.
영화는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으로 선정된 상태다. '상자 속의 양'은 오는 13일(현지 시각) 개막하는 제79회 칸 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첫 공개된 뒤, 한국에서는 6월 10일 개봉해 관객과 만난다. 세계적인 영화제의 선택을 받은 만큼 작품성에 대한 기대 역시 높아지고 있다.
결국 '상자 속의 양'은 단순히 새로운 설정의 드라마가 아니라, 가족이라는 가장 익숙한 관계를 가장 낯선 방식으로 되묻는 작품이다. 잃어버린 것을 대신할 수 있는 존재가 등장했을 때,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선택은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관객은 어느새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사진=영화 '상자 속의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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